[ 시티저널 이명우 기자 ] ‘인사가 만사’란 말은 김영삼 대통령이 쓴 것으로 유명하다.

인사와 관련해 노나라 애공의 질문에 공자는 ‘정치의 요체는 좋은 신하를 뽑아 쓰는데 있다’라고 답했다. 중국을 삼분해 남쪽인 오나라를 다스리던 손권도 “여우 한마리로는 흰 털 옷을 만들 수 없다”는 말로 인사의 중요성을 말했으며 유비는 단 한사람의 책사 제갈량을 얻기 위해 3번이나 초옥을 방문했다. 당나라를 세계의 제국으로 건설한 당태종도 인사와 관련해 대부 위징과 '현신과 양신'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연말이 되자 각 자치단체마다 인사 발령이 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대규모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인사권자들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서 역량중심, 전문성 고려, 연공서열 탈피, 직위적합성, 균형 유지 등을 고려한 인사로 꼽았다. 충남도 역시 이러한 것들을 배경으로 30일 4급 이상 인사를 단행했다.

충남도는 이번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홍보협력관에 여성을 임명했다. 도의 대변인을 여성으로 임명함에 따라 섬세함과 친근함을 도민에게 전파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런데 민선 5기 홍보협력관(전 공보관)들의 면면을 보면 이번 인사와 관련해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다. 이번에 발탁된 이윤선 홍보협력관은 안희정 도지사가 들어선 이후 4번째 인사다. 안지사의 첫 번째 입은 김주찬 논산시 부시장이었고 두 번째는 이번에 신임 농정국장이 된 김돈곤 정책기획관, 그리고 직전엔 맹부영 홍보협력관이 맡았다.

두 번째 공보관을 지낸 김돈곤 국장은 삼성 광고 협찬사건으로 도지사를 대신해 멍에를 지고 공보관에서 문화예술과장으로 좌천(?)됐다. 그때가 꼭 1년전이다. 그러나 김국장은 이후 6개월만에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으로 승진해 정책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다시 이번에 농정국장으로 기획부서에서 현장국장으로 발탁됐다. 김 공보관의 뒤를 이어 느닷없이 공보관자리에 오른 맹부영 현 홍보협력관도 이번 인사에서 승진 요원이 되어 부이사관 승진을 위한 교육연수에 들어간다. 곡절은 있었지만 이번 인사에 준 국장급으로 발표된 것처럼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주요한 자리가 홍보협력관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그런데 그 앞의 인사를 들여다보면 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무리 연공서열을 탈피했다고는 하지만 앞선 공보관이었던 김주찬 논산시 부시장은 이번에 공무원 교육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공보관을 지낸 이후 의회사무처 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논산시 부시장으로 전보됐다. 이 정도만 해도 좋은 관운은 아니라고 할 것인데 이번엔 공무원교육원 교육운영과장으로 발령이 났다. 상황이 이쯤 되면 아마도 김 부시장은 미운털이 박힌게 틀림없어 보인다.

지금이야 공무원교육원의 수장이 국장급인 부이사관의 보임 이지만 과거엔 서기관급이었다. 이후 교육원장 역시 부이사관 초임자들이 거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무리 연공서열을 탈피했다고는 하지만 후임자들이 줄줄이 국장급으로 승진하는 마당에 서기관 초임이나 직무대리가 갈 곳으로 서기관 고참인 전 공보관을 내보내는 것은 보기에도 안타깝고 인사에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도대체 김 부시장이 무슨 잘못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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