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SK 하이닉스 사태, 20년전 데자뷰인가

기사승인 2019.02.26  03:51:42

공유
default_news_ad1
   
 

[ 시티저널 이명우 기자 ]지금부터 꼭 20년전의 일이다. IMF로 국가부도가 우려되던 시기에 무엇보다도 우선시 됐던 것은 외화의 획득이었다. 정부는 물론이요 각 자치단체도 외자유치를 통해 환란을 극복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민선2기 경기도의 수장은 경제부총리 출신 임창열지사였다. 그는 외자유치를 앞세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함께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국회에 내놓았다.

당시 이천지역에 세계적 완구회사인 레고사가 디즈니랜드와 유사한 레고랜드를 조성코자 하는데 1순위가 경기 이천의 축령산이었다. 2순위는 인도네시아, 3순위는 강원도 원주 지역으로 한국이 레고랜드를 유치하려면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걸림돌이었다.

이를 명분으로 경기도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외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건축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스페인 가우디 대학원의 유치를 들었다. 사업부지와 학교신축은 수도권정비계획법 가운데 수도권 팽창을 막는 골간이었는데 경기도는 이를 적절히 이용했다.

당시 경기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자체에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 다만 경기도와 레고랜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던 강원도만이 약간의 관심을 보였을 뿐이다.

1994년 산업입지법 개정에 따른 공장총량제 역시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못했지만 IMF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경기도지역의 공장총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수도권이 국가 경쟁력을 주도한다는 논리로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공장총량제의 개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심대평 충남지사는 처음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또 경기도가 그런 준비를 하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언론은 충남도의 생각이 크게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도는 당시 경제국장을 경질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하지만 충남도의회(의장 이종수)의 행보는 경쾌했다. 개정안 발의가 있자마자 곧바로 비수도권 광역의회 의장단협의회 임시회를 충남도의회에서 열고 개정안 저지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은 무산됐고 오늘날 국가균형발전법의 모태인 지방균형발전법이 민주당 소속 전용학의원에 의해 발의되기에 이른다.

당시 충남도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 움직임을 파악치 못했지만 개정안 발의 이후 전국의 비수도권 광역단체들과 긴밀히 공조하며 수도권 규제를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일부나마 실현시킬 수 있었다. 오늘의 SK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기도 용인에 자리한다고 발표한 것과 20년전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의 발의가 새삼 데자뷰로 떠오른다.

이미 2년여전 경기도 이천지역은 하이닉스 공장 확장 혹은 이전 문제로 한동안 떠들썩했다. 시민 모두가 나서 하이닉스의 이전을 반대했고 이는 경기도 전체가 관심을 갖는 사안이었다. 다만 충남은 이런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다.

이웃인 충북은 내심 하이닉스가 청주로 이전해 오길 기대하면서 기다렸다. 그러나 결과는 용인이었다. 그래도 충북은 35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다. 하이닉스 1공장이 있는 이천도 20조원을 추가 투자한다는 발표에 더 이상 불만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수도권 규제완화를 가장 극렬히 반대했던 경북도 구미공단에 투자한다는 말에 입을 다물고 있다. 과거 13개 비수도권이 수도권 규제를 위해 공조했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이젠 충청권의 공조조차도 어려운 환경이다.

SK가 용인에 입지하겠다는 발표를 했지만 모든게 끝난 것은 아니다. SK 하이닉스가 용인에 들어서려면 현행제도로는 불가능하다. SK는 새로운 산업단지를 신설한다. 공장총량의 규정에 따르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 정비위원회에서 산업용지의 특별공급을 심의해 승인한 후 국토교통부 장관이 승인해야 한다.

충남도내 여야는 마치 모든 사항이 종결된 냥 ‘네탓’만 할게 아니다. 충남도와 천안시 그리고 지역 정치권 모두는 최종 결정이 날 때 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별공급의 부당함을 부각해야 한다. 지금은 SK지만 또 다른 기업에게 선례를 남겨선 안된다. 추운 겨울 얼음물을 쏟아 붓는 이벤트보다 정부에 국가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수도권정비계획법 제정취지를 일깨우는 것이 급선무다.

이명우 기자 mwoo0902@naver.com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default_setImage2

최신기사

default_news_ad4
ad27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