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미래의료로봇연구단 개발…수입 대체·사회적 비용 축소 기대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KAIST 기계 공학과 미래 의료 로봇 연구단이 개발한 유연 원격 내시경 수술 로봇 케이-플렉스(K-FLEX)가 살아있는 동물의 담낭을 절개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지난 달 17일 권동수 교수 연구팀은 돼지를 통한 전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복강에 삽입된 유연 내시경 수술 로봇을 이용해 담낭을 절개하는 실험이며, 복강 내 로봇의 정밀 제어 기술과 소형 관절 설계 기술이 핵심 기반 기술다.

연구팀은 돼지 배의 표면에 만든 절개 부위에 다양한 방향과 각도로 휘어지는 유연 내시경 수술 로봇을 삽입하고, 병변이 위치한 간과 담낭으로 로봇을 접근시켰다.

이후 내시경의 채널을 통과한 직경 3.7mm의 소형 수술 도구가 간을 젖히며 수술을 위한 시야 확보를 한 뒤 다른 채널을 통과한 전기 소작기를 이용해 간과 담낭 사이를 절제했다.

모든 수술 과정은 연구팀이 내시경의 앞부분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송출된 돼지 신체 내부를 모니터링하며, 원격 조종 장치를 통해 진행됐다.

이번 연구로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연성 내시경 시장의 활로 개척과 더불어 암 치료 관련 사회적 비용의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팀의 케이-플렉스 로봇은 입이나 항문, 요도 등 우리 몸에 존재하는 통로를 따라 뱀처럼 유연하게 삽입돼 몸속을 자유롭게 관찰한다.

이상이 있는 경우 손가락처럼 생긴 초소형 로봇 팔이 나와 수술을 진행한다.

기존 상용화 수술 로봇은 곧은 수술 도구를 이용하고 복부에 3~4개의 구멍을 내야 하는 문제점이 있는 반면, 연구팀의 기술은 외부 절개 없이 내부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해 출혈량, 세균 감염, 합병증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은 상용화가 활발하지 않다.

수술에 요구되는 기술의 난이도가 높고 필요 조건이 많기 때문이다.

로봇이 인체 내부의 굴곡진 부분으로 진입하기 위해 유연하면서도 큰 힘을 낼 수 있어야 하고, 기존 수술 로봇보다 더 많은 공간적 제약을 받는다.

연구팀은 위와 같은 유연성과 소형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인한 소형 관절 기술을 개발했다.

핵심 연구원인 황민호 박사의 연구를 통해 초소형 로봇 팔이 낼 수 있는 힘을 2배 이상 끌어올리는 동시에 크기도 절반으로 축소시켰다.

곧은 직선 형태의 수술 기술과 달리 유연 수술 로봇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발전되지 않은 상황이다. 권 교수 연구팀은 내시경 모듈을 제외한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순수 국내 기술을 통해 개발했다.

권 교수 연구팀은 이런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올해 이지엔도 서지컬(EasyEndo Surgical Inc.)이라는 수술 로봇 회사를 설립했다.

권 교수를 비롯한 8명의 학생이 공동 창업한 회사로, 케이-플렉스를 포함한 다양한 수술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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