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티저널 이명우 기자 ] 요한 스트라우스가 작곡한 라데즈키 행진곡을 지휘하는 오자와 세이지를 보면 지방자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나게 한다.

작고 왜소한 오자와지만 음악회를 찾은 청중과 하나가 되어 연주를 하는 모습은 실로 전율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직접 연주를 듣지 않고 동영상을 통해 오자와의 연주를 감상했음에도 이처럼 감명을 주는데 연주 실황을 마주하면 어떨까.

지휘하는 오자와의 모습에서 오늘날 한국의 지방자치 현주소가 나아갈 바를 찾는다면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지방자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리더십을 오자와는 연주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지휘봉도 없이 어깨를 들썩이는 한명의 지휘자와 100여명의 오케스트라, 그리고 청중이 하나 되어 오스트리아의 전쟁영웅을 찬미하는 모습이 투영되는 라데즈키 행진곡에서 각각의 개성보다는 함께 라는 점과 오자와와 소통하는 청중을 느끼게 된다.

오늘날 지방자치를 구성하는 요소는 단체장이라는 리더와 오케스트라 단원 같은 참모들 그리고 청중으로 묘사되는 시민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관점에서 얼마 전 진행된 세종시의 행정사무감사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모름지기 행정사무감사는 집행부가 시와 시민을 위한 정책을 바르게 하는가, 혹여 예산을 헛되이 소모하는 것은 아닌지를 시의회가 따져보는 시간이다.

또 시의회가 행하는 행정사무감사를 언론은 가감없이 보도해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한편 시민들로 하여금 집행부와 시의회를 평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세종시와 시의회는 실시간 동영상만을 통해 행정사무감사의 내용을 파악케 해 시민의 알권리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 의원들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실시하는 행정사무감사가 어디 시장을 비롯한 시청 공무원과 시의원들만을 위한 제도이던가.

시민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시민이 알기 어려운 행정사무감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기자나 시민들을 위한 행정사무감사자료 하나 비치 않은 채 진행된 세종시 행정사무감사는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언론과 시민단체의 질타를 받았던 시의회와 집행부가 올해 내놓은 고육지책이 겨우 시민 모니터링단에게 상임위 감사장에 자리를 마련한 것이 전부였다. 집행부와 시의회는 무엇이 두려워 행정사무감사를 쉬쉬하려는 지 알 수 없다. 실로 유감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충희 세종시장은 시민의 알권리와 소통을 위해 매주 언론과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는데 정작 일선의 공직자들은 혹여 시민이 알까봐 두려워 자료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인가.

세종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다. 그리고 국가균형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각종 지방자치의 시험장이기도 하다.

다시 오자와 세이지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로 가보자.

지휘자는 단원들의 특성을 개별적으로 파악해 자신이 이끌고자 하는 방향으로 전체를 모아간다. 단원들 역시 각자의 개성을 살려 전체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이 두가지 요소가 결합하고 청중이 하나가 될 때 완벽한 연주회가 된다.

이상적인 지방자치의 실현 역시 마찬가지다. 시장 혼자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니다. 시장과 공직자, 그리고 시의회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들이 시민들을 역동적으로 이끌기도 하고 때론 차분하게 가라않게도 하면서 지역발전을 도모하면 보다 발전적인 지방자치가 열매 맺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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