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일부 학교 지진 속 야자 강행…대피 훈련 실제 상황서 무용지물

▲ '세월호의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이달 12일 밤 늦게 인터넷에 올라온 이 사진은 학교 측이 기숙사에 가만이 있으라는 방송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모두 운동장으로 대피해 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대전 지역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38년만에 발생한 강진도 소용 없었다. 2014년 세월호의 교훈도 대학 진학에 외면됐다.

리히터 규모 5.1, 5.8의 강력한 지진이 한반도를 덮친 이달 12일 밤 지역 일부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동요하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했다'는 글이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날 밤 늦게부터 게재됐다.

지진이 발생했어도 야간 자율 학습을 강행한 것은 학교와 교사의 안전 불감증이 더해진 결과라는 지적이다.

세월호 사고에서도 배 안에 있으라는 말을 믿은 많은 학생이 희생된 교훈이 교육 현장에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전 지역 상당 수 고등학교에서 두 번의 지진 발생에도 학생을 대피시키지 않았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동안 민방위 훈련 등에서 실시됐던 지진 대피 훈련이 무용지물이었음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실제 상황에서는 대피 보다 대학 진학이 더 중요한 셈이다.

특히 교실 밖으로 나가는 학생에게 벌점을 주겠다고 한 학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전 문제에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안전처의 지진 대피 요령에 따르면 지진 발생 때 실내에서는 튼튼한 책상 또는 테이블 아래에서 몸을 숨기고 있거나, 책상 등이 없을 때는 방석 등으로 머리를 감싸도록 하고 있다.

몇몇 지역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치부할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이런 작은 대처 마저도 외면했다는 점에서 해당 학교 책임자의 문책이 필요해 보인다.

역사가 되풀이 되는 이유는 그 교훈은 잊고, 연도만 기억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귀담아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