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인 LG는 호평받는 반면 충청 향토기업인 길산은 반발 부딪쳐 곤욕

[ 시티저널 성희제 기자 ] 국내 기업이 추진하는 한중합작사업의 명암이 갈리는 모습이다.

대기업의 한중합작 사업은 ‘만리장성의 빗장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는 반면, 충청권 향토기업은 시장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따른 반발에 부딪쳤다.

14일 지역경제계에 따르면 대규모 한중합작 프로젝트로 엇갈린 양면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국내 대표 대기업인 LG와 대전·충청권 대표 향토기업인 길산그룹이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1위 완성차 업체인 지리(Geely·吉利)자동차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LG화학이 추진하는 한중합작법인은 양사가 각각 50%의 투자금을 출자해 절반씩 지분을 나눌 예정이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한중 업계 1위 업체간 ‘동맹’으로 시장의 규모를 확대했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반면 대전·충청권 대표 향토기업인 길산그룹은 한중 합작 스테인리스강 제조 공장 신설을 추진하다 난관에 부딪쳤다.

길산그룹은 중국 스테인리스강 제조업체인 청산철강과 손잡고 부산에 냉간압연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길산그룹과 청산철강이 각각 절반씩 지분을 투자해 설립하는 GTS는 부산 미음공단 외국인 투자지역에 연간 60만t 생산 규모를 갖춘 공장을 짓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최근 부산시에 제출했다

LG의 사례와 비교할 때 중국 내 업계 1위 업체와 각각 절반의 지분을 투자해 추진하는 합작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사업 추진이지만, 국내 시장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대기업인 LG의 경우 반발은 커녕 환영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충청기업인 길산은 일각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는 처지에 놓였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와 스테인리스업계에서는 국내 철강 수요 잠식 등을 이유로 반발, 길산그룹의 한중합작 사업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지역에선 ‘경제계 헤게모니가 한중합작 프로젝트에 그대로 투영돼 나타난 현상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중합작사업에서 나타난 '부익부빈익빈' 현상에라는 것.

지역의 한 인사는 “대기업의 한중합작은 환영받고, 충청권 향토기업의 한중합작은 홀대받는 상황은 말이 안된다”며 “충청지역 향토기업의 글로벌기업 도약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길산그룹의 도전은 성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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